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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살아온 30년의 시간을 5분 안에 나누기가 쉽지 않음을 판단하고, 저 역시 남편의 지난 나눔에 이어 제 삶에 큰 영향을 끼친 두 가지 에피소드를 준비했습니다.

 

# 에피소드 3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교회에서 자란 목회자 자녀입니다.   매일 새벽 기도하시는 부모님 아래서 자란 건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사실 아빠의 일터이기도 한 교회에서 제가 신앙에 있어 어떤 도전을 받거나, 1:1로 복음을 들어보거나 할 기회는 별로 없었습니다박민아가 아닌 목사님 딸로 오랜 시간을 보낸 저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교회 문화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랬던 저는 대학시절, IVF 라는 선교단체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신입생 전도와 노방전도를 해보게 됐습니다교회에서 막연히 들었던 복음을 내 입으로 전해야 한다는 사실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정말 예수님을 믿는 게 맞나?” 라는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진짜 확신이 있다면 이렇게 창피하고 부끄러울 수 없을 텐데...  하지만 제 안에 계신 성령님이 용기를 주셨고 저는 대학교 3학년때 세 명의 학생들과 소그룹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한 번도 교회에 가본 적이 없는 세 명의 대학생과  함께 게임을 하고 밥을 먹으며 관계를 쌓다가, 만난 지 두 달 쯤 지났을 때 저는 이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 수학을 전공하는,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던 한 친구에게 복음을 전할 타이밍이 오자 마음이 불안했습니다내 말을 과연 믿을까? 이 누나 이상하다고 피하면 어떡하지논리보다는 감성에 치우친 삶을 사는 제게 그 친구의 성향은 너무 부담스러웠고결국 저는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라는 기독교 변증서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또렷한 201055일 오후, 학교 정문 앞 카페에서 함께 책나눔을 하며 그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예수님을 함께 믿어보지 않을래?”  그 친구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이곳이 좋고 이 사람들이 좋은데 뭘 어떻게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 책의 맨 뒤에는 그런 반응을 대비해 어떻게 믿어야 될지 모르겠다면 그냥 믿어라-’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친구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믿어보겠냐고 물었습니다그 친구는 얼떨결에 라고 대답했습니다저는 또 당황했습니다, 왜 믿겠다고 하지더 생각해보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함께 영접기도문을 읽었습니다.   아직도 그 친구의 멍한 표정이 기억납니다대체 뭐지. 이 집단... 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그렇게 썰렁한 복음 전도가 끝이 나고 저는 급히 소그룹을 끝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정말 입으로 고백하게 하시는 것이 성령님이라는 말씀에 확신이 오기 시작했습니다편부모 가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 자란 그 친구는, 교회 나가는 걸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성경을 숨어 읽고, 제가 아무런 권유도 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개인 성경연구까지 시작했습니다욥기 한 권을 공부하고 그 다음 편으로 뭘 하면 좋겠냐고 묻는데 저는 당황했습니다.  “얘 왜 이러지? 왜 이렇게 열심히 하지?”

 

결국 그 친구는 수련회에서 제대로 예수님을 만났고, 그 다음해 55, 제게 긴 편지를 썼습니다.   1년 전 오늘, 자신에게 복음을 전해줘서 고맙다고...  자기가 나중에 리더가 되어 멤버를 품게 되면 누나는 영적 할머니가 될 거라면서아직도 어린이날이 되면 저는 그 친구가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저에게 진짜 복음이 살아있다는 것을, 제게 알게 해준 친구니까요.

 

# 에피소드 4

저 역시 신혼여행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대학 때 그나마 있던 열정은 사회 나와서 다 식어버린지 오래였고, 나 하나 살아남기 바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사는 건 너무 힘든 일이라고 합리화시켜 버리곤 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남들과 뭐가 다를까 생각해보니 너무 두려워졌습니다이렇게 살다 그냥 죽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그래서 무리하게라도, 세상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저희는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을 했고, 언젠가는 더 자세하게 나눌 시간이 있을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길게는 100, 몇 세대를 거쳐서 지금의 이상적인 모습을 띤 기독교 공동체들을 경험하며 저는 솔직히 좀 초라해지기도 했습니다이렇게 훌륭하고, 일상과 밀접한 신앙을 살아내는 사람들 속에서 제 일상을 떠올려보니 답이 없었습니다같은 세상에서 같은 하나님을 믿는데, 너무 달랐으니까요.

 

풍성함과 동시에 이상한 열등감과 자책감 같은 것들이 밀려왔습니다.   그렇게 기독교 공동체 탐방을 마치고 우리는 미국으로 갔습니다콜럼버스라는 마을에서 사는 60대 부부, 리차드와 캐시는 남편이 몽골 유학 시절에 만났던 교수님 부부입니다결혼 전 제주에서 함께 만난 적이 있었는데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던 그 따뜻함에 종종 연락하며 지냈습니다우리는 여행의 마지막을 그 부부의 집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그냥 우리가 경험한 것들을 나누며, 좀 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목적이었습니다하지만 그 집에 도착한 첫날, 이건 하나님이 계획하신 마지막 탐방 코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캐시는 신혼여행을 온 우리를 보고 그 때가 생각났는지 갑자기 그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이십 대 초반의 나이로 결혼한 후, 그 부부의 신혼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았다고 합니다마약과 술에 중독되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그 집에 찾아와 그냥- 일정 시간을 살며 그들과 함께 보냈습니다위로하고 위로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또 아름답게 회복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합니다말이 쉽지 캐시는 그런 신혼 생활 속에서 임신한 첫 아이를 유산할 만큼, 스트레스가 심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저는 캐시에게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그걸 참았냐고 물었습니다.   캐시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그렇게 기도했으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그들은 결혼하면서 하나님께 우리 집이 천국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합니다그들이 기도한 대로 하나님이 그렇게 이루신 거라고요저는 문득 제가 어떤 기도를 했는지 돌아봤습니다입바른 기도를 했다가는 큰일 나겠구나 싶었습니다하지만 그들과 함께 2주를 보내며, 힘들어도 가치 있는 삶을 소망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얼마 전 목사님이 심방을 오셔서 긴 축복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저희 부부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부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셨죠정말 무시무시한 기도였습니다하지만 그게 정말 우리의 인생 안에 이루어진다면, 나중에 예수님 앞에서 그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겠죠이 교회에 와서, 낯선 이들을 향한 섬김이 몸에 배어 있는 믿음의 선배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쁩니다.   저희가 그 모습에 함께 동참하며 자라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지금의 결심과 작은 실천들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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